필리핀 여행기 #1 - 라왁(Laoag)으로 가요
사실 여행기라고도 할 수 없는 그냥 일기라고 생각하시면 편해집니다. 포기하면 편하듯이요 :)
아시죠? 손가락 ^^
마닐라 공항에 약 새벽 1시경에 도착하여 라왁행 버스를 타기 위하여 택시를 잡았습니다.
아시죠? 공항에서 줄서있는 택시들은 비싸다는것. 저는 조금이라도 싼 택시를 타기위해서
공항 밖으로 걸어나왔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겁이 없던것 같아요 새벽 1시에 혼자 몸으로 타지를 나오다니요;
게다가 친구의 말로는 공항 주변은 빈민촌이 형성되어 조금 위험한 곳이라고 하네요.
필리핀 지역엔 혼자갔던지라. 택시를 타자마자 라왁행 버스를 타기위한 Partas 터비널로 가자고 했고 meta on plz를 외쳤죠.
대게의 필리핀 여행기들을 읽어보면 택시기사분들이 흥정을 하신다고 하는데 제가 탔던 택시들은
제가 타면 자연스럽게 메타기를 작동하셨어요. 그래도 긴장을 늦출수는 없었습니다. 그곳에선 홀홀단신의 여행자일 뿐이니까요.
그렇게 공항터미널에서 파르타스터미널까지 P330 정도가 들었고. P400을 드리고 거스름돈을 달라고 하자 택시기사는 알았다면서 주머니를 주섬주섬 뒤지더니 20페소뿐이라며 20페소를 주고는 씩웃더군요. ㅡ.ㅡ 에라이.
정말 없는지 계산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쩌겠습니까. 먹고 떨어져라. 퉤. 하고 그냥 터미널로 들어섰죠.될 수 있으면 분란은 안 만들고 싶었어요.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제가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거긴 '남'의 나라니까요. 1500원 걍 적선한셈 치는거죠.
그렇게 Partas터미널로 들어서자 아주 다행히도 2시에 라왁행 버스가 출발한다고 하더군요. 1시에는 바기오행 3시에도 바기오행이었는데 운이 좋게도 1시 50분쯤에 라왁행 버스의 티켓을 끊을 수 있었습니다.
필리핀에서 파르타스 버스를 타보신분들은 이게 무엇인지 아실겁니다 :)
여기는 아직도 이렇게 펀치를 이용해서 구멍을 뚫어서 티켓을 줍니다.
구멍을 잘보시면 FEB 10+2 로 일자를 그옆에는 From post no. 그리고 그옆에는 To post no.를 구멍을 뚫어서 표시한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아래칸에는 가격을 구멍을 뚫어서 알려주네요.
신기하게도 Partas의 버스는 버스안에서 바로 티켓을 구매가 가능합니다. 차장(?)아저씨가 돌아다니면서 티켓을 확인하시고 목적지를 파악하셔서 심지어 저에게는 내려야 할 곳을 알려주시기 까지 하셨습니다 :) 기억력이 대단하시다고 밖에.. 그리고 중간중간에 새로운 승객이 타시면 그 자리에서 티켓을 끊어주시고 그 티켓을 보고 승객은 가격을 지불하면 됩니다. 한국에서 볼수 없었던 신기한 시스템이었어요. 그리고 버스가 지나갈때 손을 들면 어디서든지 탈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굳이 터미널로 가지 않더라도 말이죠 ^^;
Partas및 Victory liner와 같은 시외버스를 타시는 분들을 위한 한가지 정보를 드리자면 긴팔은 필수라는 것!!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줘요. 춥다고 춥다고 사정해도 절대로 에어컨을 꺼주지 않고 누구도 춥다고 컴플레인하거나 불평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져 커튼으로 에어컨 구멍을 틀어막을 뿐...
또 한가지 팁은요 주무실 분들은 가능하시면 앞자리는 앉지 마시라는 것.
필리핀의 도로에는 트라이시클과 지프니 등이 다니는데요. 그 트라이 시클과 지프니의 속도와 버스의 속도가 아무래도 차이가 나겠죠? 그래서 버스가 추월을 많이 합니다. 정말 당연하게 중앙선을 넘어서 추월을 하시는;;; 그리고 추월을 하기 전에는 앞차에게 내가 추월을 하겠다라는 표시로 빵빵~ 하고 경적을 울리는 것 같아요. 저는 길도 모르고 초행이라 차장아저씨의 도움이라도 받아야 겠다 싶어서 앞자리에 앉았다가 처음엔 시끄러운 경적에 깜짝 놀란게 한두 번이 아니네요. 그래도 저는 둔한 편이라 그런지 결국엔 피곤하니 잠은 들더라구요. 예민하신분들은 참고하세요.
출발시간은 새벽 2시경.. 그리고 도착시간은 익일 오후 4시경.. 꼬박 14시간 가량을 버스를 타고 열심히 달렸습니다.
사진을 클릭해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약 400km정도 되는 거리를 14시간을 걸려서 도착을 합니다. 것도 밤에 말이죠.
파르타스가 운행하는 도로는 고속도로 지역이 아니며 도로가 구불구불합니다. 도로사정이 좋지 못하구요.
또 곳곳에 도로확장공사로인해서 정체되는 경우도 많았구요 무엇보다도 트라이시클이 길앞을 떡하니 막고 있으면서 맞은편에서 차량이 지나가서 추월하지 못하는 경우 시속은 거의 20이하라고 보시면 됩니다 :(
그리고 중간에 운전수가 계속 바뀌고 마찬가지로 중간에 내리는 승객, 타는승객 등 여타 이유로도 오랜시간이 걸릴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누구하나 불평하는 소리 없이 차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부르는 필리핀 사람들을보면 정말 입이 떠억 벌어질 수 밖에요. 이러한 여유로 인해서 이 나라의 개인의 행복도가 높은것 아닌가 싶습니다.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버스를 타실때에는 될 수 있으시면 2~5페소짜리 동전은 꼭 챙겨타세요. 우리나라와 다르게 휴게소의 화장실이 무료가 아닙니다. 화장실 앞에 P2 또는 P3과 같은 가격을 적어놓은걸 보실수 있으실거에요 :X 요런건 조금 안좋다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목적지가 VIgan이나 Laoag이시라면 필리핀 국내선을 이용하시는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저는 고생을 즐기는 편이라 그렇게 나쁘진 않았어요. 창밖을 스쳐지나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투어라고 생각하고 보는 재미도 쏠쏠 했구요.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라왁에 도착해서의 이야기는 #2편에서 계속 하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