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했지만 롱선사로 가는길도 험난한 여정이다.
시간은 어느덧 가장 더운 11시를 지나고 있다. 곧 나는 12시의 태양과 마주하겠지.
잠깐 걸었는데 이미 옷은 치적치적 젖어 있다.
회색옷을 안입고 온게 얼마나 다행인지.
이렇게 더운데도 이곳의 여자들은 긴팔에 긴바지를 입고 다닌다.
미의 기준이 피부색이어서
하얀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와... 아프리카의 그것 이후로 들어본 가장 힘든 문화구만.
이 더위에 긴팔 긴바지라니;
여자들의 아름다워지고 싶어하는 마음 대단하다 싶다.
이런 생각을 하며 정처없이 걷는데
왠 버스한대가 내옆을 지나간다.
응?..
버스 뒤쪽엔 내가 가고자하는 목적지인 Long son이 써있다.
버스가 있어 ?
버스가 있어 !!
오면서 분명 나는 버스 정류장을 보지 못햇는데.
롱선사로 가는 버스가 있다.
버스가 지나간 길을 따라 걷는다.
한참이 지나도 보이지 않는 정류장.
설마 필리핀처럼 그냥 손들면 서는 그런시스템인건가?
혹시 몰라서 주변에 오토바이가게에 들어가서
버스정류장을 묻는다.
"Where I can take a bus?"
"??????????????????"
"B~u~s"
알아들었는지 버스가 지나간쪽을 가리키면서
베트남어..를한다.
저쪽에 있다는거?
"Cam on "
얼굴이 기억이 안나서 그러는데
진짜 만나면 때려주고 싶음.
버스정류장은 구경도 못했다.
지나갔다고 말한거야?
결국 걸어서 도착한 Long son pagoda.
문이 오른쪽 그리고 왼쪽이 있다.
왼쪽문은 크고 웅장하고 왼쪽문은 작다.
나는 가까운 오른쪽으로 들어간다.
뒤쪽에서 누가 막 뭐라고 한다.
나갔다가 왼쪽으로 들어오란다.
야. 이거 그냥 문이야 ㅡㅡ
까라면 까야지.
나는 다시 밖으로 나왔다가 왼쪽으로 들어온다.
아까 나에게 뭐라고 소리지르던 남자가 따라 붙는다.
아.. 왜요. . 또 뭐 잘못했는데요..
"Where are you from?"
오호 이거봐? 영어를 하네?
"Korea"
"Ah, kang nam style!"
"yeah.. yeah.."
"I am student live here"
????
니 스님인겨?
머리는 왜 기냐고 물었더니
자기가 여기 학생이라서
자기한테 티켓을 사면 싸단다.
......
-_-.........그냥 죽어......
계속 무시하자 알아서 떨어져 나가주신다.
입장료 받는 절은 불국사랑 낙산사 빼곤 보질 못했어 임마.
들어서면 바로보이는 절.
크진 않지만 아마 요 절의 대웅전이 아닐까 싶다.
이 사진을 찍고 혼자서 이 절이랑 셀카를 찍고 있는데 저만치에서
아까 그놈이 또 따라 붙은 여행자가 보인다.
애쓴다 애써.
저 사진좀 찍어주세요. 나도 찍어드릴게요.
그렇게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 다른 여행자는 Paul이라는데 스위스에서 왔다고 한다.
37살이라는데 의외로 동안이다.
이전에 와본적이 있는지 저쪽으로 가면 볼거리가 있단다.
그래? 그럼 가봐야지.
고맙다고 하고 올라간다.
음...
외국인들은 이런걸 좋아하는구만.
한쪽벽면이 전부 납골당이다.
납골당 앞엔 탑이 있고 탑엔 향이 켜있다.
Paul... 이건 볼거리가 아니야.. ㅠ슬픈거지.
다시 길을 내려온다.
Paul이 아직 거기있네.
Paul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뭔가 심각한 표정을 고개를 끄덕인다.
다른쪽 계단으로 올라갈건데 같이 가지 않겠냐고 한다.
그래뭐 나도 혼자. 형도 혼자. 뭉쳐서 노는거지뭐.
이 형이 많이 외로웠나보다.
축구에 관해서
영어로 폭풍 랩을 하는데
미안해형.. 베트남어도 잘 못하지만 영어도 잘 못해..
게다가 축구는 더더욱 모르고.
브라질 월드컵이 시작된 걸 모르고 있었어 형...
내 반응이 뜨뜨미지근 하니까
직업이 뭐냐, 혼자 왔냐.
여자친구는 있냐. 이런걸 묻는다.
너무 단답으로 대답해서.
내가 지금 걸어와서 너무 힘들다고 미안하다고
원래 활기차다고 했더니.
자긴 오토바이를 빌려서 타고 왔단다.
그러면서 여기 나가면 성당도 가보란다.
오토바이로 2분밖에 안걸린다고.
그러고 또 조용히 걸으니까
왜 오토바이 안타냐고 오토바이 정말 저렴하다고
편하다고
나 오토바이 못타는데 성당까지.. 태워줄텨?
했더니 자기는 거기 갔다왔고 다른방향이란다.
도대체 뭐야 이형은 ㅡㅡ
좀 걸어 오르니 롱선사의 큰 석불인
와불이보인다.
누워 있는 부처와 그 부처에게 깨달음을 구하고자하는 수많은 수행자들이 벽에 새겨져있다.
다 보고 가려는데
와불을 관리하시는듯한 분이 두손을 합장하고
세번 인사를 하란다.
디게 친절하네 하면서 인사를하고 가려는데
아니나 다를까
도네이트를 하란다.
너넨 이런 영어만 배우는거니....?
아차 싶어서 주머니에 따로 모아놓은 잘 쓰이지 않는
몇천동짜리를 건네자 5만 VND이상을 내야한단다.
뭐야 임마. 기부라며. 금액은 내가 정하는거여.
나는 돈이 없다고 딱잘라 말했고
Paul은 50,000VND을 뜯겼다.
그 와중에 Paul은 빨리 보시함에 넣으라고 내가 지켜보고 있다고
손가락으로 보시함을 계속 가리키자
이 넉살좋은 아저씨
알아 알아 향좀정리하고 라는듯이
다 탄 향을 정리한다.
우리가 사라질때까지.
귀엽네 참.ㅋ
순식간에 한끼 식비를 챙기는거 보면서
어디가서 굶어죽진 않겠다 싶다.
계단을 또 조금 오르니
큰 범종이 보인다.
저 아래로 들어가서 안쪽을 들여다보면
종이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각자들의 염원을 붙여놓은 것이겠지.
나도 종이랑 테이프좀 가져갔으면 붙여놨을텐데 아쉽다.
종을 한참 들여다 보고 있는 사이에 Paul 형은 위쪽에 먼저 올라간다.
아마 종같은거에는 별 흥미를 못느끼는지도.
계단을 조금더 오르면 더 웅장한 불상이 있다.
크.. 크고 아름답다.
나라마다 불상의 얼굴모양이 조금씩 다른지
우리가 흔히 보던 그런 얼굴과는 아주 살짝 다르다.
불상 뒤쪽으로 돌아가니 계단과 문이 보인다.
아마 이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기도 한가본데 아쉽게도
문이 닫혀 있다.
내가 실컷 불상을 구경하는동안
Paul 형은 바로 앞의 음료수 가게 주인과 베프가 되어있다.
내려가려는 나에게 와보라고 손짓하더니
코코넛주스를 마시란다.
1달러밖에 안한다고.
이런걸 마셔주어야 에너지가 생겨서 걸어다닐 수 있단다.
아까 내가 돈이 없다고 한걸 생각했는지
돈이 없으면 자기가 사주겠단다.
오지랖 넓은 형이다 ㅋㅋㅋ
형. 나 돈 있어 ㅋ
네. 아주머니 저도 하나주세요.
코코넛 주스를 마시면서
여기 좋다. 여기는 가봤냐 서로 가봤던 곳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참을 쉬다가
서로의 길을 가기로 한다.
반가웠어 Paul형.
스위스 사람이 왜 호주를 응원하는지 모르겠지만
형이 바라는대로 호주가 우승하길 바랄게요.
이제 목적지는 Pho hon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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